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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일상

건양 2012. 8. 27. 15:44

 

알군, 이제 16개월도 다 보냈다. 17개월차. 하루하루는 참 느리게 가는데, 한주 한달은 왜이리 급하게 가는지.

아쉽고 아쉬운 마음. 그러나 마음을 따르지 못하는 몸ㅋ

 

 

 

# 처음에는 알알이 떼어주면 하나씩 집어먹던 옥수수.

이제는 통으로 들고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가보다.

성글게 씨까지 잘 못먹을 줄 알았는데 오산. 야무지게 쏙쏙 깨끗이도 먹는다.

옥수수도 좋아하는 음식으로 추가

 

 

# 안경을 들고와 머리에 이고 얼굴에 대고, 안간힘을 쓰길래 씌워줬다. 지금보다 어릴적엔 뭐만 씌우면 벗어내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조금 가만히- 씌워진 것(?)을 즐긴다. 아마도 엄마, 아빠 혹은 누군가 썼던 안경을 기억하나 보다.

안경쓰고 한손에 스마트폰 들고, 제대로 엄마흉내 내시며 돌아다닌다.

저런 행동뿐 아니라, 내가 쓰레기 버리는 거, 방바닥 닦는 거(어디가면 자꾸 방바닥을 닦는다 민망하게ㅋ), 요새 모든 따라한다. 심지어 내가 봉봉을 장난(혹은 진심ㅋ)으로라도 때리면 얼마 후 바로 따라하고 있다.

아이는 어른의 그릇이라더니, 좀 무섭다. 잘해야겠다는ㅋ

 

 

 

# 그의 뒷모습.

 

오후가 되면 아파트 주차장에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꼬마들이 공도 차고, 자전거도 타며 노는 소리가 아파트 내 쩌렁쩌렁하다. 형아들의 모습을 주시하며 자유를 갈망하지만, 이 더운 날 엄마는 나갈 수가 없구나. 미안ㅋ

 

 

 

 

 

# 엄마 이거 뭔가요- 집에서 스티커 놀이 중, 손에 붙어서 안떨어지는 스티거를 신기한 듯, 이상한 듯- 좋아한다.

얼굴에 하나 붙여주니 이내 본인이 이마에 턱! 하고 붙인다. 참고로 스티커는 팬티모양ㅋ(호비 배변훈련 샘플인데 알군은 아직 쓸일없으니 저런 용도로ㅋ) 

 

 

 

# 잘먹다 안먹다를 반복. 엄마는 늘 새로운 메뉴를 고민.만 한다.

고민.에 그치지 않고 모처럼 새 메뉴로 만둣국을 해주던 날.

아기들도 질리고 물리는지 새로운 식사는 즐거워한다. 만두를 손으로 집어먹고, 마지막 국물은 대접째로 들고 마시며 엄마의 수고에 보답하는 착한 알군이다. 엄마를 조련하는거냐.ㅋ

전업으로 있으면 나도 다른 슈퍼맘들처럼 매끼니 맛있는 진수성찬으로 아드님을 부양할 줄 알았는데 그게 보통일이 아니더라.(블로그 리서치를 끊던가 해야지, 자괴감ㅋ)

오늘은 고민.만 말고 좀 해야겠다.

 

 

 

 

 

알군의 땡깡이 폭풍을 치는 요즘, 지치고 힘들때마다 예전 알군 사진을 본다.

그래, 그때도 나 힘들다고 외쳤는데, 지금은 힘들었던 건 다 없고, 이쁜 아들의 모습만 잔뜩이다.

그 모습 더 보고싶고 아쉽고 그리운 마음이다.

지금 또한 그러하겠지. 또 지나갈테고 아쉬워할 날이 오겠다싶어, 마음을 다잡는다.

꼭, 알군뿐만 아니라 육아를 하는 내 모습, 아내로의 내 모습, 그냥 나로 내 모습이 다 그러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온다.

좀 더 어릴때 깨달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싶지만,

이렇게 뒤늦게 삶의 묘미를 알아야 나이먹는게 좀 덜 억울하지 않을까도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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